[스포츠 이슈] '양치기소년' 된 캐롯 농구단, 월급·가입비 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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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으로 월급·대금 등 밀리고 가입비 일부 미납
31일까지 가입비 잔여분 못 내면 PO 박탈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농구계 안팎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정규리그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과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로 초점이 가야 할 때 선수단 월급, 대금 체불 등 돈 문제로 연일 구설에 오르는 상황이다.
캐롯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창단한 구단이다.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감독을 공동 대표이사로 전면에 내세웠다.
이 팀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법인 데이원스포츠가 운영하고, 캐롯손해보험을 네이밍 스폰서로 유치해 첫 시즌을 치렀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임직원 임금 체불, 하도급금 지연 등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농구단도 심각한 운영 위기에 처했다.
모기업의 지원이 사실상 끊긴 가운데 올해 선수단 급여가 제때 지급되지 못했다. 일부는 아직도 체불 상태다.
선수들은 물론 직원들까지 카드값, 생활비 때문에 고충이 크다. 대금 미납으로 협력 업체들에 끼친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KBL 회원사 가입금 15억원 중 10억원은 여전히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1차분 5억원도 납부를 지연해 파행 위기를 불렀던 캐롯이다.
KBL은 캐롯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지만 이달 말까지 잔여분 10억원을
내지 못하면 플레이오프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설상가상으로 네이밍 스폰서 캐롯손해보험마저 손을 뗐다.
데이원스포츠는 "캐롯손해보험과 상호 협의 하에 21일부로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을 끝냈다. 시즌 중 구단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며,
새로운 모기업과 관련된 팀 명칭으로 리그 참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부정적 이슈가 많아 캐롯 측에서 계약이 계속되길 원하지 않았다. 21일자로 계약
해지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을 캐롯 측에서 원했다"고 설명했다.
신뢰가 생명인 보험사 스폰서 입장에서 미납, 체불 등 부정적 키워드가 회사 이름과 계속
엮이는 걸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원스포츠는 여러 설들이 난무한 가운데 현재 구단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밀린 월급과 가입비는 납부해야 한다.
김승기 감독은 "회사에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 믿고 따를 뿐이다. 선수들에게 회사에서 밀린 급여를 다 줄 것이라고, 열
심히 하자고 했다"며 "구단에서 (가입비 납부로) 이상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캐롯은 창단과 가입 심사 과정부터 신뢰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구단
주변에서는 현재 닥친 문제를 원활히 해결할지 의구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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